태터데스크 관리자

도움말
닫기
적용하기   첫페이지 만들기

태터데스크 메시지

저장하였습니다.

[間腦]간뇌/여행2006/05/08 16:24
아..배고파. 목말라...
여행 초반이라 돈이 충분한데도 안 사먹고 있다.
뭘 사먹으려고 하면 일단 파운드화로 얼마 하고 가격표가 보이는데...
한국돈으로 계산하는 순간-.- 아냐. 더 싼 걸 찾자 하는 생각이 바로 밀려들어온다.
어쨌든 박물관 주변에서 사 먹을 만 한게 보이지는 않아서, 리젠트 스트리트로 가기로 했다.
쇼핑가라서 밤에 볼 만 한 것도 있겠다 라고 생각도 들었고...

지하철 잘못탔다. 여기는 Earl's Court 역

아...반대로 왔군. 다시 반대로...
탈려다가 Earl's Court 역에도 뭔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냥 역 밖으로 나왔다.
뭔가 전시관같은게 있다고는 들었는데...
안 보인다-.-
목 마르다.
근처에 싸게 파는 대형 수퍼마켓이 있어서 들어갔다.
거기서 산 것은?

0.49파운드, 즉 49펜스

산 것은 바로 물!


대략 1000원정도? 무려 1.5~2L의 물이다.

너무 목이 말랐고, 작은 것과 큰 것의 가격대 성능비를 따지다 보니 큰쪽으로 덥석 사 버린것이다.

근데 사고 나서 5분정도 걸었을까?

후회했다.

너무 무거워.ㅠㅠ 작은 가방에도 안 들어가.

어쨌든 큰 물병을 들고, 리젠트 스트리트로 향했다.

Oxford Circus역에 내려서, 대충 걸었다.

이 대충이 화근이었다.

역 앞부터 바로 쇼핑가인 Regent Street가 나오는 것이 당연한데...

안 나왔다. 난 반대로 걷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어딘지 모르는 이상한 곳에 와 버렸다. 게다가 큰 물병을 들고서...

지도를 보고 내가 어디쯤 왔나 보고있는데, 앞에 뭔가 랜드마크가 될 만한 건물이 보였다.

All Souls Church(모든 영혼의 교회) 였다.

여행책자에는 안 나온다. 그냥 보통 교회인가 보다.
멍하니 물을 들고 교회 앞에 쓰여진 글을 읽고 있는데...
교회 안에 계시던 한 할아버지가 날 보고 들어오란다.
으응? 난 그저 구경만...
하고 말할려다가, 갑자기 들어가고 싶어졌다.(왠 일이야? 한국에서도 교회는 잘 안 가던 내가-.-)
사실 종교는 기독교! 라고 해도 상당한 귀차니즘으로 인해서 교회는 안 가던 나였다.
일단 입구로 들어갔다.
예배중이라서 문이 닫혀있었는데, 문 밖에 많은 사람들이 서서 예배를 듣고 있었다.
나도 옆에 같이 서서 들었다.
성가대가 합창을 하고 있었는데...
가슴이 찡하다고 할까? (왠지 물을 들고 있는 내가 처량한 느낌이라 그랬는 지도...)

그 날 저녁예배의 주보

성가대의 합창이 끝나자, 문이 열렸다. 그 사이에 밖에 있던 사람들이 안으로 들어갔다.
나도 들어가려는데, 문쪽에 음식물을 가지고 들어가지 말라는 글이 보였다.
난 내 큰 물통을 보여주며, 가지고 들어가도 되냐고 물어보았다.
(가지고 다니기 무겁지만, 언젠간 다 먹을테다!!!)
어쨌든 가지고 들어가도 된다고 해서 들어간 다음에 빈 자리에 앉았다.
일단 앉았는데...
목사님이 설교를 하신다. 물론 영어다.
전혀 안 들린다. 우어ㅠㅠ
그저 간간히 들리는 단어들로, 그리고 느낌으로 설교를 듣는데...
신기하게 가슴속에 무언가가 전해지는 것 같았다.(뭐냐! 말도 안되는 이건-.-)
어쨌든 영어로 찬송가도 부르고, 성경책 구절도 읽고... 새로운 경험이었다.
특히 중간에 주변사람들과 5분여정도 대화의 시간이 있었는데...
(아마 설교 중간에 사람들사이의 관계에 대해서 이야기 하다가 갑자기 진행되어버렸다)
처음엔 상당히 당황했다. 나 영어 못 하는데...
그런데 내가 영어가 유창하지 않다는 걸 알고는 나에게 미소를 지으며, 천천히 대화를 시도하는 청년을 보면서...
뭐랄까 가슴이 따뜻해진다고나 할까?

All Souls Church의 모습, 기둥들로 이루어진 둥근 탑모양이다.

1시간여 정도 예배를 듣고 나오는데...
기분이 많이 바뀌었다. 특히 큰 물통을 들고 처량하게 걷던 나는 이미 없었다.
새로운 나!!!
허나 배고픈 나는 존재했다.
그래...나 아직 저녁 안 먹었다.
게다가 주변에 먹을 것도 안 보인다.ㅠㅠ
하지만...
언제나 최후의 선택은 남아있다.
그것은 바로...

맥도날드~

맥도날드밖에 안 보였다.
맥도날드만큼은 안 먹으려고 했는데, 특히 물가 비싼 영국에서는ㅠㅠ
그런데 너무 배가 고파서 어쩔 수 없었다.
그래서 질렀다.

세트메뉴~ 나름대로 웰빙 메뉴였다. 4.7파운드

거의 만원에 가까워.ㅠ 미친 햄버거.ㅠㅠ
그래도 어쩔 수 없었다. 오늘 옥수수 하나 먹고 버틴 거잖아. 너무 배가 고팠어.
(아! 물도 있다. 원 없이 먹을 수 있는 물~)
맥도날드에서 나와서 교회 반대쪽으로 계속 걸으니, 원래의 목적지였던 Regent Street가 나왔다. 그런데 너무 늦게 왔다. 왠만한 상점은 문을 닫았다.

장난감 전문점인 Toys Hamleys

문닫힌 상점거리 Regent Street를 계속 따라 걸으니, 만남의 장소인 Piccadilly Circus가 나왔다.

일단 눈에 띄는 삼성광고판

많은 사람들이 약속장소로 이용하는 곳이라 늦은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많았다.
이리저리 구경하고 있는데, 어떤 커플이 사진찍어 달라기에 사진찍어주니, 고맙다고 포옹해주고 갔다.(물론 아쉽게도 남자쪽이-.-)
어쨌든 눈에 띄는 삼성광고, 가운데 Eros 동상 빼고는 특별한 게 없기에 다른 곳으로 향했다.
처음엔 걸어서 템즈강쪽으로 가서 런던브리지 야경을 찍자 >.</
였는데...걷다보니 이상한데로 걷고 있었다.
그러다가 무언가 발견!

여기가 어디지? (전쟁에 희생된 사람들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같음)

꽤 큰 건물이었는데, 뭔지 잘 몰라서 내가 어디에 있는 건지 모르겠다.
그냥 대충 정처없이 걸었다.

옥수수 모양의 건물

내가 어디로 걷고 있는 걸까?

아...표지판이다. Liverpool Street 역 표시가 있군-.- 얼마나 걸은거야??

지도를 보고 확인해 보니 쌩뚱맞은 곳에 와 있었다.
아..다시 방향을 잡고 걸어가자~
(아직도 의문인 것은 난 왜 지하철을 안 타고 그 먼거리를 걸었을까? 이다-.-)
또 길을 잘 못 들었는지, 엉뚱한 길로 계속 걸었다.
결국 도착한 곳은...

골목길로 빙빙 도는데, 뭔가 큰 게 보여서 갔더니 세인트 폴 성당이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성당인 세인트 폴 성당(St. Paul's Cathedral)

여기 나중에 올려고 했는데, 정처없이 걷다가 와 버렸다.
물론 밤에 와서 아무것도 볼 게 없었다.
이제 지쳤다.(더 이상 헤매기 싫었다)
자러 들어가자.ㅠㅠ
템즈강은 나중에 가야겠어.
지하철 역을 향해 걸었는데...

밀레니엄 브릿지로 와 버렸다-.- (어쨌든 템즈강 도착)

어쨌든 3시간 정도 밤거리를 헤맸다.
(사실 지도와 표시판을 확실히 보고, 사람들에게 길을 물어가면 이럴 일이 없다-.- 무조건 걷고 보자라는 내 생각 때문이다.ㅠ)
그리고...결국 지하철역에 도착...
숙소로 돌아왔다.
오늘 하루 완전 지쳤어.(밤에 마구 걸어다닌게 문제야)
푹 자고 내일 움직이자~
이올린에 북마크하기(0) 이올린에 추천하기(0)
Creative Commons License
Posted by 우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옥수수모양의 건물은 아마도 런던 시청사라고 생각하다가 불현듯 아니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인터넷을 열심히 뒤진 결과 "St Mary Axe"라고 하네요. 2004년 뭔가 건축쪽의 수상도 하였군요.

    2006/05/08 15:43 [ ADDR : EDIT/ DEL : REPLY ]
    • 건축에 관심이 많으신가 보네요.
      옥수수모양의 건물은 Norman Foster 라는 스타 건축가(British Museum 의 새 홀, HSBC 은행의 홍콩 본사, 베를린의 국회의사당 돔 등 을 디자인..)가 지은 스위스 은행 건물입니다. 오이 피클(gherkin)을 닮았다고 해서, 일명 Gherkin 이라고도 합니다. 라고 하네요.

      2006/05/08 20:50 [ ADDR : EDIT/ DEL ]
  2. 김준수

    너무 배고프게 사네

    2006/05/11 13:06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