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킹엄궁전에서 근위병 교대식을 보고 난 후,
바로 옆에 보이는 그린파크로 들어갔다.
사실 더 유명한 곳은 그린파크 반대쪽의 세인트제임스 파크인데...
하이드파크 방향으로 걸어갈려면 그린파크쪽으로 가야했다.
수요일 오후, 도심의 공원에서 한가롭게 벤치에 앉아있는 사람들, 운동하는 사람들...
우리나라에서 이런 모습을 언제쯤 볼 수 있을까?
도시 한 가운데에 큰 공원을 만들기에는 부족한 우리 국토의 현실은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도...
공원에서 산책할 만한 여유가 없이 바쁘게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은 얼마나 아쉬운지...
(그나마 최근에는 우리나라도 삶의 여유쪽으로 신경을 쓰고 있다. 예를 들면 주 5일제의 시행 같은...)
그린파크를 지나서 하이드 파크로 가는 길목에 문이 하나 보였다.
Wellington Arch를 지나 비행기 위에서도 큰 규모로 보였던 하이드파크로 들어섰다.
산책로를 따라 어느정도 안으로 들어가니, 큰 호수가 나타났다.
오리(?) 맞나? 어쨌든 동물들과 한가롭게 들판을 돌아다녔다.
사람들이 다가가도 무덤덤한 동물들은 느릿느릿 걸으니, 같이 놀기 좋다.
벤치에 앉아서, 숙소에서 가져온 샌드위치로 간단하게 점심을 해결하고...
산책로를 따라서 계속 걸었다.
다리를 건너서, 어느정도 걷다보니 큰 좌상이 보였다.
범석이와 만나기로 한 시간이 다 되었기 때문에...
이정도로 하이드파크 구경을 마치고, 버스정류장으로 향했다.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타고 숙소 근처로 왔다.
민박집에서 보기로 했는데, 민박집 문이 잠겨있다. 주인형이 쇼핑을 나간모양이다.
그냥 밖에서 기다리기 뭐해서 숙소 바로 앞에 있는 펍으로 갔다.
펍 바깥의 테이블에서 맥주를 마시고 있다보니, 범석이가 왔다.
곧이어 민박집 주인형도 왔다. 민박집에서 라면으로 간단하게 식사를 한뒤...
(샌드위치로는 솔직히 배고프다.ㅠㅠ)
식사 후 숙소에서 잠시 쉬다가 범석이와 같이 테이트 모던으로 향했다.
버스를 타고 큰 성당 앞에서 내렸는데...
이곳은...
밤에 길을 헤매다가 한번 왔었던 세인트 폴 성당이었다.
세인트 폴 성당에서 템즈강쪽으로 가면 밀레니엄 브릿지가 나온다.
밀레니엄 브릿지를 건너면 바로 테이트모던과 이어진다.
테이트모던은 과거에 발전소로 쓰이다가 공해문제로 이전하게 된 갈색벽돌 건물을 재활용하여 외관은 그대로지만, 내부를 리모델링하여 미술관으로 개조한 것이다.
건물의 외관과 내부만으로도 충분히 볼거리다.
오래된 건물, 칙칙한 건물은 철거하여 현대식으로 새로 짓는 것이 일반적인데, 이런 식으로 재활용하는 것이 인상적이었다.
그리고 테이트모던쪽에서 세인트 폴 성당의 전체적인 모습을 바라보기 제일 좋다는 점도 테이트모던의 매력을 더해준다.
안으로 들어서면 제일 먼저 반기는 작품은 Rachel Whiteread의 Embankment 였다.
Embankment 둑, 제방이라는 뜻이다. 런던에 Embankment 라는 지하철역도 있다.
위 사진을 보면 그냥 엄청 큰 각설탕 덩어리가 쌓여진 것 같다.
뭔지 모를 이 구조물들 사이를 돌아다녀도 의미를 전혀 알 수 없었다-.-
그래서 작품 입구에 있는 작품설명 팜플렛을 읽어 보았다.
이 작품의 아이디어는 Rachel Whiteread의 어머니가 돌아가신 뒤, 어머니의 집에서 각종 보드게임들과 크리스마스장식이 들어있는 오래된 종이 박스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그 박스는 Rachel Whiteread 에게 있어서는 하나의 추억이자 중요한 것이었던 것이다.
Rachel Whiteread는 그 박스와 비슷하게 낡고 오래된 종이 박스들을 모아서 그 틀을 떠서 폴리에틸렌 수지로 채워서 박스를 만들었다.
Rachel Whiteread의 과거에 대한 기억을 가지고 있던 하나의 박스, 그리고 그와 비슷하지만 다양한 낡은 박스들의 내부, 즉 폴리에틸렌 박스는 과거에 대한 여러가지 기억들을 의미하는 것이다.
만여개가 넘는 폴리에틸렌 박스를 테이트모던의 터빈홀에 여기저기 쌓아두고, 그 사이를 사람들이 마음대로 지나다닐 수 있게 한 것이 Embankment 라는 작품이다.
과거의 여러가지 추억들...가슴속에 쌓아둔채 박스에 넣어서 밀봉한 채로 살아가지만...
우리는 그 추억들 사이에서 새로운 하루를 살아가는 것이 아닐까?
결과적으로 폴리에틸렌 박스뿐 아니라, 그것을 구경하는 사람자체도 작품의 일부인 것이다.
(놀랍다!!)
(놀랍다!!)
설명을 보고 나니, 이 작품이 상당히 매력있게 다가온다.
하지만 굳이 설명을 통해 현대미술을 이해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특히 현대미술은 자세한 설명이 없으면 난해하게만 다가오는 것도 사실이지만...
처음에 Embankment 를 처음 보자마자, 왠 각설탕 덩어리 라는 생각외에는 아무것도 들지 않았으니...
하지만...
미로처럼 쌓인 폴리에틸렌 박스 사이에서 숨바꼭질을 하는 아이들처럼...
일부러 박스 사이에 끼어서 즐거워하는 학생들처럼...
박스에 손을 대어보고 촉감을 느껴보는 아저씨처럼...그저 느끼는 것만으로도... 작품의 일부가 되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하는 것이 현대미술의 매력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mbankment 가 전시된 테이트모던의 터빈홀은 사실 특별전시관으로서 주기적으로 여러가지 작품들을 전시한다.
매년 한 명의 미술가를 선정하여 비용을 지원해주고, 터빈홀을 미술가 마음대로 꾸밀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사실 예산상으로 6번째인 Embankment 가 마지막 작품이었는데...
사람들의 호응이 워낙 좋아서 예산을 좀 더 늘려 연장한다고 한다.
내년 4월까지 전시되는 Embankment 이후의 작품이 기대된다.
그리고 전시후에 철거되었던 그전의 작품들을 못 본 것이 너무 아쉽다.
우리나라도 이런 전시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총 8 층의 규모로 다양한 현대 미술들을 전시하고 있는데...
내공이 부족한 나로서는 설명 없이는 난해할 뿐이었다.
결론적으로는 지루했다...
어떤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느낌으로는 다가왔던 감성적인 미술관이라고나 할까...
테이트 모던을 다 보고 나니, 오늘 아침에 예매했던 뮤지컬 볼 시간이 가까워져 있었다.
버스를 타고 레스터 스퀘어로 향했다.
뮤지컬 시작 시간까지 한 시간여가 남았기 때문에, 아침에 계획했던 대로 불칠절한 식당 왕케이에서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다.
왕케이에 들어갔는데, 저녁 식사 시간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다.
1층에는 자리가 없어서 2층으로 올라갔다.
2명이라고 웨이터에게 말하니 테이블을 안내해준다.
6인용 테이블이었는데, 이미 4명은 식사중이었다.
즉 합석인 것이다.
불친절한 왕케이에서는 합석은 기본~
웨이터는 메뉴판을 던지듯이 주고는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나름대로 합리화를 하자면, 워낙 손님들이 많아서 바쁘게 움직이다 보니, 불친절한게 아닐까...
불친절한 걸 알고 온 덕택에 대수롭지 않게 메뉴판을 들여다보고는 2인 스페셜 메뉴를 시켰다.
별 생각없이 스페셜~ 이래서 시켰는데, 가격을 보니 1인당 7파운드...
즉 14파운드의 요리였다.
잠시 파운드화의 비싼 환율을 잊고 있었다.
저기...취소하고 다른 걸로 주문하면 안 될까요?
주문한지 1분도 안되어서 웨이터에게 물어봤는데...
안된다고 한다.
우리나라 같으면 시킨지 얼마 되었는데, 안되냐고 따졌겠지만...
로마에서는 로마의 법을 따르라고 했던가...
여기는 친절한 금자씨가 아니라 불친절한 왕케이인 것이니...
그냥 스페셜 메뉴가 나오기를 기다렸다.
밥은 딱딱한게 수저로 퍼면 구슬처럼 흘러내리는 등 맛이 없었으나, 요리가 맛있었다.
요리가 3가지다 보니, 배가 부를 정도로 먹었다.
역시 스페셜~
저녁을 먹었으니, 뮤지컬을 보러 가 볼까?
범석이는 레미제라블을 보러 갔고, 나는 We Will Rock You를 보러 갔다.
We Will Rock You에 나오는 대부분의 노래가 Queen의 노래라서 공연 내내 즐겁게 따라부르면서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내용구성은 상당히 미흡했다.
미래에 다국적 기업들이 세계화를 추진하면서, 문화가 획일화되고 음악도 컴퓨터로 작곡되어진 음악만 존재하고, 법적으로 창작이나 연주는 금지된 사회가 온다.
그 곳에서 소수의 사람들이 그에 반기를 들어 락 정신을 바탕으로 쿠테타를 일으키는 내용이다.
내용은 심각하지만, 전체적인 구성이 유치해서, 내용자체로는 별로 감흥이 없다.
중간중간 나오는 신나는 음악을 기다리면서 뮤지컬을 보았다.
그리고 엔딩...
주인공이 전설의 기타를 들고 연주를 해댄다~
악당들은 으아~ 하고 쓰러진다-.-
대략 좌절모드 OTL...
이게 뭐야!!!
유치함의 극치를 달리고 있어.(어린이 뮤지컬도 이보다는 안 유치할꺼야~)
무대가 암전되었다.
정신이 대략 멍해져서, 혼미해질때쯤...
암전된 무대에 메세지가 등장했다.
"Do You Want Bohemian Rhapsody?"
보헤미안 랩소디... 내가 Queen의 노래중 제일 좋아하는 명곡 아닌가!
"Yes~"
나를 비롯한 모든 관객이 외쳤다.
갑작스럽게 무대에 불이 들어오면서 모든 출연진들이 보헤미안 랩소디를 불렀다.
모든 관객들은 노래를 따라부르고, 몇몇 관객은 일어나서 환호를 지르기도 했다.
완전 콘서트장의 분위기...
감동이야.ㅠㅠ
유치한 내용은 이미 내 기억속에서 사라졌다.
보헤미안 랩소디 하나로도 충분해...ㅎㅎ
결론은 상당히 재밌게 보았다.
Queen의 팬이라면 유치한 내용을 각오하고서라도 볼만한 뮤지컬이다.
Queen의 팬이라면 유치한 내용을 각오하고서라도 볼만한 뮤지컬이다.
뮤지컬을 보고 나서 숙소로 돌아가니, 저녁 11시...
곧 자정이 오고, 내일은 런던을 떠나는 날이다.
즉...오늘이 런던에서 보내는 마지막 밤인 것이다.ㅠㅠ
이제 한참 런던이 좋아질려고 하는데...
너무 아쉬웠다.
하지만 아쉬움은 새로운 만남으로 이어지는 법...
내일 벨기에로 떠날 생각을 하면서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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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에다님의 상기 포스트가 미디어몹에 링크가 되었습니다.
2006/05/31 11:37 [ ADDR : EDIT/ DEL : REPLY ]미디어몹 빠르다
2006/05/31 21:24 [ ADDR : EDIT/ DEL : REPLY ]미몹에서 니 홈페이지 아무래도 여행사이트로 눈치챘나보다. (난 먹는 글 요새 대충 써도 미몹에서 링크시키더라-_-)
2006/06/01 11:30 [ ADDR : EDIT/ DEL : REPLY ]음...아무래도 여행 블로그가 된 듯한?
2006/06/01 21:08 [ ADDR : EDIT/ DEL ]사실 글들도 거의 여행글...포스팅 거리가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