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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右腦]우뇌/감상2007/06/04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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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6. 2) 이창동 감독의 밀양(2007)을 보고 왔습니다.
전도연씨가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이유, 언론에서 마구 띄워주고 있는 중이라서 관객수가 많이 증가하고 있더군요. (의외로? 매진이 되고 있으니...)
전 전도연씨 보다는 이창동 감독 때문에 보게 되었습니다. 전 작품인 박하사탕이나 오아시스를 꽤 즐겁게 보았기 때문이죠.

일단 보고 나서의 느낌은 포스터에 낚이신 분들이 많을 것 같다는...
이런 사랑이 있습니다... 마치 전도연 송강호의 특별한 러브스토리 정도로 나와있지만,
진정한 내용은 전도연의 고통과 신에게의 의지, 신과 인간의 구원문제...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네요. 물론 주제가 이렇다고 해서 난해하거나 어려운 내용은 아니고, 물 흘러가듯이 흘러가는 영화이니, 큰 부담은 가지지 않고 보실 수 있을 듯 합니다.
물론 보는 동안 크게 재밌는 부분도 없고, 지루할 것 같기도 하네요.
그렇지만 영화를 보고 나오고 난 뒤 영화에 대해서 이것저것 생각해볼 수 있는 영화가 좋은 영화라고 생각합니다. (칸에서 주목을 받을만 합니다...)

밀양을 한자어로 해석해보면, 비밀의 햇볕(Secret Sunshine) 이라고 합니다.
신애는 자기 스스로 주변인들에게 비밀을 만들어 냅니다.
바람난 남편의 죽음에도 불구하고, 남편과 돈독했던 것 처럼 남편의 고향인 밀양으로 이주하거나, 돈이 없음에도 있어 보이기 위해서 땅을 알아보러 다니는 행동. 등 자신의 이중성을 가리기 위한 행동들로 점철된 삶을 살죠. 870만원이라는 전재산을 종이봉투에 넣었을 때, 나머지를 채워주는 종이돈과 같은 가식적인 행동들이 신애에게는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수단이자, 보호막이었던 겁니다.

아들의 죽음이후, 교회에 다니게 되면서 자신의 행복을 위장(?) 하면서 합리화하지만, 아들을 죽인 범인이 신에게 용서받았다는 고백을 하는 순간, 그 합리화는 깨져버리죠.
자신이 직접 용서를 해서 행복을 구하려던 생각이 신이 먼저 범인을 용서하면서 실패해버렸으니까요.
그 때부터 신애는 미치게 되는데, 어떻게 보면 미쳤다기 보다는 보이지 않는 존재인 신에 대해서 자신의 증오의 매개체로 삼고, 보이는 것 처럼 행동하는 것이죠.
하지만 그런 행동의 결론은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으며, 결국에는 자신의 부정, 자살을 시도하게 됩니다.

병원에서 퇴원한 신애는 머리를 자르러 미용실에 가는 데, 거기서 아들을 죽인 범인의 딸이 미용실에서 일하고 있는 것을 보게 됩니다. 범인이 감옥에 간 뒤, 딸이 길거리에서 맞고 있는 것을 신애가 보고도 그냥 지나간 적이 있는데, 결국에는 그 딸이 소녀원에 가고, 미용실에서 일하게 된 모양입니다. 신애는 머리를 자르다가 중간에 나가버리는데, 미용실에서 그녀를 만나는 우연까지도 신의 의지로 느껴져서 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결국에는 자신의 집에 와서 신애(전도연)가 자기 스스로 머리카락을 자르려고 합니다.
여기서 종찬(송강호)은 거울을 들어주죠.
전 머리 카락을 직접 잘라주지 않을까? 라고 생각했는데, 거울을 들어서 신애를 비춰주는 역할에 그칩니다. 사실 종찬이 신애에게 직접적으로 크게 관여하는 부분이 없습니다.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도 아니고, 그저 옆에서 있어주기만 할 뿐이죠.

이창동 감독 특유의 의도적으로 감정이입을 방해하는 3자 관찰자적인 연출도 한 몫을 했겠지만, 영화 자체에서 종찬의 역할이 신애에게 사랑의 매개체가 아니라고 보는 것이 더 맞을 듯합니다. 종찬의 역할은 신애에게 있어서는 수호천사 혹은 신을 현실화 시킨 정도로 보입니다.
빛을 포함한 이 세상의 모든 것에 신이 미치지 않는 곳은 없으며, 우리 주변에 언제나 있지만,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것 처럼, 신애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는 않지만, 언제나 옆에 있어주는 역할로서 종찬이 설정된 것같습니다.

신애가 자른 머리카락, 흔히 머리카락에는 인간의 영혼이 담겨있다고도 하죠.
그 머리카락은 그늘진 바닥에 떨여저서, 바람에 실려, 마당의 한 구석 햇빛(Sunshine)이 미치는 곳으로 향합니다. 그리고 꽤 오래 그곳을 비추다가 영화가 끝이 납니다.

사실 결말치고는 너무 허무한 것 아닌가? 싶지만, 사실은 감독의 의도가 제대로 담긴 라스트 컷이 아닌가 싶습니다.
종찬이 자신을 비춰준 후, 그동안 어두운 현실이었던 그늘에서 신애의 머리카락이 이동한 밝은 곳을 밝은 미래를 상징하는 느낌으로 보아도 좋고...
혹은 아까전에도 이야기했듯이 종찬을 신 혹은 수호천사의 개념으로 보고, 신애의 머리카락 마저도 신의 빛이 미치는 곳으로 이동하는... 신을 부정하고, 증오하는 신애지만, 햇빛(Sunshine)과 같은 구원의 가능성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비약적인 결론까지...

어쨌든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영화같아서 좋네요.
Creative Commons Licen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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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우에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오.. 내가 남긴 간략 포스팅에 비하면 정말 상세한 관람기인걸..
    관련 글이 보이길래 트랙백 날리우..
    글고 혹 나 결혼식에서 찍힌 사진 있으면 보내주삼..

    2007/06/04 18:12 [ ADDR : EDIT/ DEL : REPLY ]
  2. 세용

    이야~ 제가 안들른동안 엄청난 양이 업데이트 되엇네요. 당분간 또 출첵해야겟어요 ㅎㅎ

    2007/06/05 00:28 [ ADDR : EDIT/ DEL : REPLY ]
  3. 이건...후기라긴 보다...스포일러네...^^;;;

    2007/06/05 03:24 [ ADDR : EDIT/ DEL : REPLY ]